이윤아 (21기 신입매니저)

#. LBT(Learning By Teaching) = 가르치면서 배운다?
듣기 좋은 멋있는 말이긴 하지만, 이처럼 겁나는 모듈 이름도 없었다. 내가 한 과목을 공부해서 동기들을 다시 가르친다니. 스스로 학습하게 하면서 동시에 그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이런 방법은 어떤 분이 제안한 아이디어일까?



이게 가능할까?

이동통신기술, 재무, 회계, 구매, IR, 상품 및 서비스… 우리가 맡아서 강의 해야 할 주제들이 발표될 때 마다 어느 것이 제일 쉬운지, 그 중에서 그나마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에 대해 머리를 굴렸다. 그러면서 머리 한 켠에서는 회사에서 일을 해 본 적도 없는 우리들이 더구나 3일 동안 이처럼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해서 강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게 정말 가능할까 하는 물음표들만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주제 선정 시간. 우리 팀에서 1순위로 꼽았던 주제는 우리 조장의 가위바위보 ‘패배’로 다른 조의 차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제발 이것만은 아니었으면’ 했던 재무회계 분야가 주어졌다.


 ‘이렇게 많은 내용을 모레까지,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
 

눈에 불꽃이 튈 정도로 열심히 LBT 강의를 준비하는 21기 신입매니저들


공대 출신들과 함께 재무회계
“여기 공대 출신 손들어보세요.”
선출된 팀장이 가장 먼저 팀원들에게 건넨 질문이다. 13명의 팀원 중 무려 8명이 공대출신이었다. 나 역시도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재무, 회계 등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우리는 일단 4개의 팀으로 나눠 자료를 찾고 배우고, 전문지식을 가지지 않은 우리 팀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쉽고 적당한 예를 찾기 위해 끙끙 머리를 싸매며 고민했다. 그리고 서로의 앞에서 돌아가며 설명하고 발표를 했다. 재미없고 딱딱한 주제와 씨름하느라 지친 와중에 우리 팀원들은 사다리를 그려 당첨된 사람들이 간식을 사오게 하는 간단한 뽑기 게임에 즐거워하곤 했다.

우리가 발표하게 된 시간은 점심을 먹고 난 직후인 오후 1시. 우리 팀원들의 예상대로 재무에 대해 수업을 듣는 동기들은 우리가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눈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눈이 풀리자 강의를 하던 나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고 급기야는 한창 졸릴 시간에 재미없는 딱딱한 내용을 강의해야만 하는 내가 죄인이 된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강의를 하는 내내 앞으로는 강의시간에 눈에 힘을 한 가득 주고 경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했다.

동기들 앞에서 PT 연습도 하고 저녁 늦게까지 강의 준비도 하고..


산 넘어 산

강의를 들을 때는 다 아는 줄 알았는데 공부하기 위해서 자료를 모아보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선생님’들이 잘 못 가르친 것이 아니라 과목들 자체가 전문적인데다 이전에 외부 강사들에게 들었던 강의들까지 합쳐 무려 9과목을 공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저렇게 넋두리를 해봐도 어쨌든 우리는 돌아오는 월요일에 있을 두 시간에 걸친 시험에서 전체 평균 80점을 넘지 못하면, 잠을 푹 잘 수 있는 황금 같은 토요일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했다. 게다가 평균 60점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명단을 강의실에 붙여놓는다는 교육 담당 매니저님의 어마어마한 말씀이 귓전에 내내 맴돌았다. ‘자자,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달콤한 주말. ‘시험’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우리 동기들은 주말 내내 네이트온에 매달려서 온라인에서도 서로 맡았던 과목에 대해서 가르치고 공부하며 보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열심히 강의를 하고, 경청하는 신입매니저들


LBT를 떠올리면 발표할 파워포인트의 줄 간격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맞추면서까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던 우리 팀원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LBT과정이 이 정도인데 다른 과정은 또 어떨까…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SKT


LBT란?
SK텔레콤 신입매니저 연수 중 비즈니스의 기본 지식을 이해하는 Biz Essential 모듈에서 한 팀이 한 과목을 담당하여 학습하고, 숙지한 내용을 타 팀의 다른 신입매니저들에게 가르치는 Leaning By Teaching의 줄임말입니다. 동료매니저를 가르치기 위해, 사내 전문가(SME)를 초청하여 사전에 강의를 듣고 이를 심화학습하여 충분히 이해하여야합니다. 이에 따라 책임감을 갖고 맡은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모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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