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서 (신입 매니저)

“지난 주까지만 해도 매일 밤 새는 게 지겨워서 빨리 교육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끝이라고 생각하니 계속 여기서 같이 교육 받았으면 좋겠어.”

연수가 끝나던 날 동기가 내게 한 한마디. 어찌 보면 참 철 없는 생각이었지만 나는 이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밤을 지새우며 새벽까지 머리를 싸매고 있었던 동기들. 이젠 개인적인 고민까지 털어놓기도 하고 서로 소개팅도 시켜주는 동기들. 그런 동기들이 이제 전국 각지로 흩어지게 되고 서로 자주 보지 못할 것이란 사실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이젠 새로운 환경에서 선배들과 보내야 할 현업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 정만원 CEO와 함께한 최종발표회를 마치고 나서 우리 동기들은 모두 나와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사회인이 된다는 것
수료식을 마치고 연수원을 나서는 길에 문득 처음 이곳 연수원에 왔던 날이 떠올랐다. 예상 질문과 답변들을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며 걸음을 옮겼던 1차 면접. 뛰어난 경쟁자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위축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정말 오고 싶은 회사’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벌써 입사한지 8주가 지나 현업으로 갈 시간이라니...

내 머리 속 기억은 면접을 지나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신입매니저’로 연수원에 발을 내딛던 순간으로 흘러갔다.

‘지루하게 회사에 대한 정보를 외우게 하지는 않을까?’
‘잠도 안재우고 일만 시키지는 않을까?’

연수원 첫 날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서 별 생각을 다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걱정들은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우리 회사 연수 과정은 SK텔레콤이라는 기업에 대해서 ‘세뇌’ 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아직 학생티를 벗지 못한 우리를 아마추어에서 프로페셔널로 성장시키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SK텔레콤의 국내, 해외사업 현황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강의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연수 과정은 그보다도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PT 스킬, Globality 교육이 주를 이뤘던 것 같다. 즉, 우리는 연수 과정을 통해 회사의 시각이 아닌, 신입사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탈무드의 격언처럼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수많은 과정 중에서도 특히 나의 미래 비전을 그리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던 Self Management 스킬이란 과정이 가장 인상 깊었다.


SKTizen이 된다는 것
이제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수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사실 연수원에 들어오며 세웠던 개인적인 목표가 하나 있다면, 여기서 나갈 때 139명의 동기들과 모두 친해져 보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미션은 아직도 미완료 현재진행형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동기들과 말 한마디쯤은 해봤다는 것, 그리고 그 중에는 평생을 함께 할 친구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이곳에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다양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21기 동기들. 회사 현황에 대해 각자 맡은 부분을 공부하여 서로에게 다시 가르쳐줬던 ‘LBT(Learning By Teaching)’,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아이디어 페스티벌’, SK Knight 응원전, 사가 경연대회를 거치면서 만났던 다양한 끼와 재능을 지닌 우리 21기 동기들. 농담으로 ‘우리 회사는 우리를 연예인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 우리가 SK 텔레콤 신입매니저인지, 연예기획사의 새내기 연습생인지 헷갈린다’는 말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어쩌면 연수를 담당하신 선배들이 우리를 그렇게 훈련시킨 것이 아니라 SK텔레콤이란 곳에 그렇게 다양한 끼가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연수과정이 그렇게 흘러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양한 개성의 139명 동기들. 그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능력과 열정을 곁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행복했던 것은 우리가 8주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동기들이 보여준 다양한 능력들은 SK 텔레콤의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우리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지기 위해, 그리고 이를 통해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하는 법을 찾기 위해 한 곳으로 결집되었다. SK 텔레콤의 구성원은 스스로를 SKTizen이라 부른다. 서로 다른 개인이 SKTizen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느낌, 그 일체감이야말로 내가 남은 회사 생활 동안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닐까. /SKT



집으로 돌아와 짐 정리를 하다 보니, 예닐곱 개의 명찰이 튀어나왔다. 1차 면접에서부터 신입매니저 오리엔테이션, 부모님 초청행사, SK Academy 교육, 그리고 FMI에서 내내 목에 걸고 다녔던 명찰까지, 그 동안의 모든 교육과정과 추억들이 오롯이 명찰에 담겨 있었다. 문득 8주라는 시간이 나를 한 명의 당당한 사회인으로, 한 명의 멋진 SKTizen으로 성장시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아쉬움, 두려움이 가슴 한 구석에 남아있긴 하지만, 왠지 모를 뿌듯함과 자신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마지막 밤의 끝을 잡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던 동기들의 눈동자에서 내가 느낀 것은, 어쩌면 아쉬움과 두려움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은...... 강렬한 기대감이었는지 모른다. 그렇다. 사실 우리는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오지 않았던가. 나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 되고,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 되는 이 순간을.

내일은 139명 21기 동기 모두에게 단체 문자라도 하나 남겨야겠다.
합격 꽃다발에 울고 웃던 첫 출발 때의 초심을 잃지 말자고 말이다.

 

SKTstory.com 오픈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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