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알파벳으로 철자를 하나씩 받아 적었는데도 발음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Quyen이라고 적어준 친구는 위엔, 퀴엔, 귕을 반복한 끝에 ‘윙’으로, Phuong라고 적어 준 또 한 친구는 훙, 풍, 뿡(!)을 되풀이한 끝에 결국 ‘풍’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름을 부르느라 헤맨 탓에, 첫 만남의 어색함은 조금 씻을 수 있었습니다.


선한 눈매가 눈에 띄는 윙

맏언니처럼 푸근한 풍


윙과 풍은 베트남에서 온 SK텔레콤의 글로벌 인턴입니다. SK텔레콤이 베트남의 IT 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 2007년 호치민에 설립한 IT교육센터 수료생으로, 같은 기수 40명의 학생들 중에서 특별히 선발된 베트남의 재원들이죠. 호치민의 IT교육센터는 대학 졸업자 이상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자바, 웹 프로그래밍, HTML과 같은 프로그래밍 과정과 영어, 한국어를 가르치는 IT 전문 아카데미입니다. 수강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성적 우수자에게는 SK텔레콤 본사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어 경쟁률이 10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 중에서 뽑힌 두 사람이니 윙과 풍이 공부 잘하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겠네요. 


베트남 SKT IT 센터에서 공부하는 베트남 청년들


24살 윙은 대학을 갓 졸업한 풋풋한 사회 새내기입니다. 영어 교육을 전공했지만 IT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SKT IT 센터에 지원했답니다. 본인은 운이 좋아서 SK텔레콤 인턴십까지 하게 됐다고 웃지만, 그 웃음 뒤에 숨은 다부진 얼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까마우라는, 도시에서 좀 떨어진 지역에 부모님과 오빠 둘 해서 다섯 가족이 살았어요. IT를 정말 좋아해서 더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사실 집안이 넉넉하진 않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운좋게도 장학금을 주는 SKT IT센터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수학 관련 지식이 부족해서 걱정을 좀 했는데 다행히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주셔서 수료도 하고, 인턴십까지 하게 됐어요.”


딱 보기에도 언니 같은 느낌이 나는 풍은 서른 한 살.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의 기획실에서 일을 하다가 IT 지식이 좀 부족한 듯 해서 SKT IT 센터에 지원했답니다. 실례지만 ‘노처녀’들에게 하는 말은 우리나 베트남이나 비슷한가 봐요. 그 나이 먹어서 무슨 공부냐, 시집이나 가지, 이런 얘기를 들었고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했지만 꿋꿋하게 공부를 했답니다. 



“대학에서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전공하고 외국계 회사에서 일했어요. IT에 관심이 많아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 두고 SKT IT 센터에 간다고 하니까, 다들 말리는 분위기였지요. ^^ 하지만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SK텔레콤 인턴십을 하면서 한국 회사의 분위기도 배우고, 한국 문화나 음식 같은 것도 경험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두 사람은 현재 SK텔레콤의 CSR팀에 배치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UN의 활동 중에서 SK텔레콤이 직접 참여할 만한 일을 찾아보고, 베트남 현지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지 의견도 내고 구체적인 방법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비록 인턴십 기간은 6주 밖에 안되지만, 이렇게 쌓은 경험들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겠지요. 


SK텔레콤 CSR팀의 박지혜 매니저에 따르면 글로벌 인턴들은 외국어에 익숙하고 아무래도 우리와 좀 다른 시각에서 비즈니스를 본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답니다. 실제로 이들은 아니지만 지난 1기 베트남 인턴들이 낸 IT교육센터 발전 아이디어는 실제 운영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었거든요. 인턴십 기간이 짧아 전문 분야에 바로 배치할 수는 없지만,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을 통해 우리 비즈니스 관행을 돌아보는 계기를 가진다는 점에서 글로벌 인턴의 가치가 있겠다고 박 매니저는 말합니다. 


한국에서 지낸 짧은 기간의 소감과 앞으로 계획을 물어봤습니다. 눈이 큰 윙은 벌써부터 눈물이 맺히는 듯 합니다. 



“당분간은 고향으로 돌아가서 가족들을 도울 거에요. 사실은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미국에 있는 학교들을 알아보고 있는데요,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면 가고, 못 가면 호치민에서 취직을 하려고요. 전공을 살려 교사가 되고 싶기도 하고요, IT 기업에서도 일하고 싶어요. SK텔레콤에서 배운 것들을 기반으로 좋은 일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짧지만 한국에서 머물렀던 기억들, 한국에 대한 경험들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윙>



“전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다시 일할 듯 해요. 그전엔 기획이나 통역 같은 일을 했는데 이젠 IT 관련 지식이 있으니까 새로운 일을 맡을 수 있을 거에요. 경험을 더 쌓아서 NGO에서도 일해보고 싶고요. 결혼 생각은 아직 없네요. 한국의 문화, 사람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SK텔레콤에 감사드립니다.” <풍>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환경을 개척하면서 살아가는 법입니다. IT 분야에서 일하고픈 마음이 너무 커서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 풍이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윙을 보면서 역시 노력하는 사람들에겐 항상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든 부디 IT를 통해 꼭 이루기를, 그들의 작은 소원이 이루어질 때, 베트남에도 IT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합니다. / SKT 


 바텐로이(SK텔레콤 블로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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