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우리를 시인으로 만듭니다.
하늘을 우러르게 만들고
가슴에 손을 얹게 만듭니다.
단풍잎 하나를 따서
소중히 책갈피에 끼워 넣게 합니다.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운
아름다운 구절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떤 이는 바람에 날려 쌓이는
색색의 나뭇잎을 보며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할 것입니다.
어떤이는 공원 벤치에 앉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하겠지요.

오늘은 잎 지는 가로수 길을 걸으며
이성선 시인의 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푹 내려앉는다

내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오늘은 '시의 날'입니다.

※ 시인의 날은 11월 1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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