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늦은 아침, ‘티투게더 (http://ttogether.tworld.co.kr/)’에서 주최한 ‘행복 나눔 Ice Festival’ 도우미로 지원한 블로거 ‘호련’과 함께 워커힐 아이스링크 입구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SK텔레콤이 초청한 아이들로, 모두 어려운 가정 환경에 처해있거나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고 하더군요. 새터민들의 자녀들도 있다고 하고요.
이윽고 ‘저글링’ 떼처럼 물밀듯 몰려오는 170명의 아이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섞여있어서 그런지 푸른 눈에 익숙치 않은 이목구비의 아이들도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예전에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해 본 경험이 정말 많았는데도 이 아이들을 보니 이상하게 긴장이 되면서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이런 봉사는 처음 와본다는 호련 역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고 말이죠.
워커힐과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의정부, 경기도 광주, 전북 익산과 화순 등 멀리서 왔으니 배가 많이 고팠나 봅니다. 짜장면과 튀김우동을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아이들과의 만남. 워커힐 아이스링크의 스케이트 강사들에게 간단한 안전교육과 스케이트 타는 요령을 배운 후 얼음판에 오른 아이들은 펄펄 날아다녔습니다. 곱슬곱슬한 머리에 까만 피부를 가진 ‘딜런’이라는 아이는, 마치 얼음을 처음 보는 것처럼 즐거워 하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더군요.^^ 이번 페스티벌에서 아이들을 인솔하고 안전히 놀이를 즐기도록 힘쓰는 호련과 다른 열 아홉명의 도우미들은 아이들이 다칠까봐 걱정을 했지만 아이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얼음 위를 구석구석 누비며 날아다녔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놀다 잠시 힘에 부쳐 벤치에 앉았는데, 제 카메라에 ‘알렉스’라는 아이가 관심을 보였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묻자, 구수한 한국말로 “러시아요”라고 대답하더군요. ‘아니, 지금 어디사냐고 인마.’ 제가 묻자 그제서야 씩 웃으며 “암사동이요. 아저씨는 어디 살아요?” 라고 대답하는 그녀석...(저도 암사동 살아서 정말 반가웠답니다 ^^) 자원봉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제 마음속에 이유 없이 자리잡고 있던 거리감이 확 없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때서야 저는 다문화 가정, 또는 새터민의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기로 했습니다. 그들도, 우리도 똑같은 한국인인데 왜 제 마음 한 켠에 거리감이 자리잡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빙판 위를 보니 봉사자들과 아이들도 제법 친해진 모양입니다. 서로 투닥투닥 장난을 치며 얼음판을 누비는 아이들... 한 쪽 구석에서 연습하고 있던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도, 누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 앞에서 턴을 하고 함께 손잡고 스케이트를 타며 놀아주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호련은 어디 있을까요? 여기저기 둘러보니, 작고 귀여운 꼬마 소년과 뒤뚱뒤뚱 스케이트장을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스케이트 잘 못탄다더니...알고보니, 같이 다니는 꼬마 녀석이 “누나도 저랑 비슷하네요. 근데, 제가 조금 더 잘해요.”라고 자극해 서로 경주를 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구석에 있던 이벤트에서 서로 얼싸안고 소리를 지르며 놀기도 하고, 이제 누가 보면 아주 오래 전부터 친했던 사람들 같았습니다.
이거 뭐, 쉴 새 없이 아이들과 놀다 보니 벌써 헤어질 시간,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시간은 반나절이면 충분한가봅니다. 사연도 모르고 서로 이름도 아리까리한 꼬마녀석들의 얼굴에 아쉬움이 하나 가득이더군요. 봉사자들도 슬슬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 같고요. 언제 이 녀석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날 잠깐이나마 이녀석들과 나누었던 즐거운 시간... 서로의 가슴에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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