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의 우승, 그 뒤에는 선수단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던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그 외에도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는 T1 우승 뒤에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스포츠를 대표하는 최강의 테란 선수들


  선수단과 사무국이 생선요리를 거부한 이유는?

동래파전, 재첩국, 돼지국밥, 밀면 등 대한민국 최대의 무역항, 부산은 이미 전국 미식가들의 단골 음식점이 밀집해 있을 정도로 수많은 먹거리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선수들과 사무국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었습니다. 특히 입에서 비린내가 날 정도로 먹어도 시원찮을 부산의 생선요리를 앞에 두고 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부산에 있는 동안 거의 생선을 주 재료로 한 음식만 먹었기 때문이죠.

부산에 갓 도착했을 때만 해도 젓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생선요리를 즐겼던 사람들이 점점 횟수가 늘어나자 점점 생선요리에 무감각해지더니 급기야는 요리를 앞에 두고 젓가락이 모두 허공에서 맴도는 상황까지 발생하기에 이른 것이죠. 바쁜 스케줄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음식점을 선택해 가기가 힘든 상황이었고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도 인원 수용에 한계가 있어 원하는 음식을 먹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결승 기간 동안 거의 빼놓지 않고 생선 요리를 먹다 보니 “당분간 회는 먹지 않겠다.” 라고 선전포고하는 사람들 속출한 것도 당연지사. 하지만 경기장 주변이 전부 횟집뿐이라 우승 뒤풀이에서도 생선을 피할 수 없었던 T1팀은 서울로 올라온 뒤 한동안은 생선 요리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박용운 감독의 공약 퍼레이드

정명훈과 이제동 선수의 2차전 맞대결만큼 결승전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던 T1의 박용운 감독. 그는 결승 기간 동안 팬들에게 이색 공약을 걸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1차전 경기에 앞서 상대팀 감독에게 지는 팀 감독이 삭발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주 파격적인 제안을 한데 이어 2차전에서도 T1이 지면 화승 팬들 중 SK텔레콤을 사용하는 팬들에게 자신의 사비를 털어 1만원을 지급하고 T1이 이기게 되면 화승 팬들 중 SK텔레콤을 사용하지 않는 화승 팬들 모두 SK텔레콤으로 통신사를 바꿔달라는 제안을 하여 팬들은 물론 경기장에 모인 부산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후문에 의하면 박용운 감독은 T1 선수들이 반드시 이길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도발(?)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뒷풀이 현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박용운 감독


  성학승 코치가 경기 내내 안절부절한 사연은??

박용운 감독이 이색 공약으로 화제를 모을 때 성학승 코치는 경기 내내 안절부절 할 수 밖에 없던 사연을 고백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성학승 코치는 뒤풀이에서 자신이 경기 내내 자리에 앉지 못한 사연을 밝혔는데요, 그 이유가 SK 스포츠단의 오경식 사무국장 때문이라는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이유인 즉, 웃어른인 사무국장님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서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앉아서 경기를 보는 건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다리가 아파도 참고 서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죠. 긴장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잠깐 휴게실이라도 가려고 하면 미동도 없이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사무국장님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혀 자신도 경기 내내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는 성학승 코치. 평소 그의 예의 바른 성품 때문에 가능한 인내가 아니었나 생각하는데요, 그의 솔직한 고백에 이어 사무국 직원들의 비슷한 제보가 속출하자 당사자인 오경식 사무국장은 머쓱한 웃음으로 미안함을 대신했다고 합니다.

코칭스태프들


  뒤풀이 현장을 습격하다

짜릿한 승리로 부산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한 T1은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횟집에서 진행된 뒤풀이에서 가족, 사무국과 함께 우승의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모인 횟집 안은 그야말로 결승전 무대의 열기를 그대로 이은 것처럼 열정이 가득 넘쳤는데요, 선수단의 가족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결승전에 관한 여담을 주고받는 등 못다한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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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단장님을 시작으로 박용운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을 대표한 권오혁 주장의 소감 발표가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뒤풀이가 시작되었는데요, 우승 축하 파티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샴페인이 터지자 뒤풀이 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며 열기를 더했습니다.  이어 우승컵에 샴페인을 담아 돌아가면서 마시는 자축 이벤트가 시작되었는데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주량이 세기로 소문난 도재욱 선수가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엄청난 양의 샴페인을 마셔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습니다. 한편 선수 가족들이 마실 차례가 돌아오자 박재혁 선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어머니가 걱정이 됐는지 조금만 마시라는 곁눈질을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박재혁 선수 어머니는 결승 경기를 멋지게 이긴 아들의 모습에 기분이 좋았는지 우승컵에 담긴 샴페인을 화끈하게 마시며 현장 분위기를 한껏 살렸습니다.
 

우승트로피에 샴페인을 담는 사무국 사람들


샴페인 이어 마시기를 지켜보는 선수들


샴페인 축하파티가 끝나고 난 뒤 선수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가족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숙소생활과 바쁜 스케줄로 늘 가족과의 시간이 그리운 선수들이기에 부모님께 술 한잔 따라드릴 수 있는 여유가 반갑기만 했는데요, 우승의 꿈도 이루고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함께 할 수 있었던 부산의 여름 밤은 선수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밤이 되었습니다.

꿈머굼별머굼(SK스포츠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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