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어느날, 어딘가 SKT대학생리포터 기획회의 중

준: 이번 주제가 ‘초단위요금’이잖아. 다들 어떻게 생각해?!
별: 사실... 초단위로 변경되었다는 게 이렇게 이야기 할만한 문제인가 싶긴 해.
정윤: 근데. ‘티끌 모아 태산’ 같은 말처럼 작은 변화들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해. 
해열: (듣지도 않고) 맞아-. 예를 들면 동계 올림픽 순위도 0.001초 차이에서 나뉘듯이 말이지.
별: 아! 그러고 보니 나도 비슷한 경험이… 그게 말이지-


약속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시겠다며 늘, 자신의 메일로 “wed. 00:00”까지 도착한 과제만을 받던 교수님. 그리고, 과제는 당일에 하는 게 제 맛이라며 과제의 신속성을 특기이자 취미로 내세우던 나. 그러던 어느 날, 11시 47분 즈음 격하게 과제를 마치고 보내려는데, 자꾸 에러가 나서 메일이 늦게 발송된 적이 있었다. 1분 정도. 다음 수업 시간, 교수님께서는 요즘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강력히 ‘시간맞춰 과제제출!’ 의 중요성을 언급하셨다. 이미 한 번 늦은 내가 ‘네! 교수님 그 말씀 백 번 새겨듣겠습니다’ 절대복종의 눈빛으로 쳐다보자, 그녀는 너의 과제는 흥미로웠으니 ‘앞으로 열심히 해보라’라며 희망찬 메시지를 던져주셨다. 들뜬 마음으로 야금야금 칭찬을 받아먹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역시 한국말은 끝까지 들으랬던가, 제출이 늦어서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는 것. ‘허얼……………’ 당시 눈물이 앞을 가렸으나, 그 이후로는 마감 2시간 전에는 발송하였다는 한 여대생의 가슴 아픈 이야기.




대입 수험생 시절의 이야기다. 희망하던 학교로의 진학을 위해 수능을 다시 보았다. 순조롭게 외국어까지 보고 과학 시간이 되었는데, 유난히 한 문제가 너무 헷갈리는 것이다. ‘1번? 2번? 모르겠다… 찍자’. 가채점을 해 보니 헷갈렸던 그 문제는 틀렸지만 성적은 딱 목표했던 만큼. 잃어버린 1년을 되찾은 기분에 겨우내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지냈다.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칭찬! 넘치는 용돈! 20년 인생 최고의 겨울이라고 생각했다. 선생님들도 합격은 100%라고 장담하셨기 때문에 의심 없이 원서를 넣었다. 발표 전날, 이미 그 학교 학생인 친구와 캠퍼스 투어까지 했다. 발표 당일, ‘난 이미 ㅇㅇ대 학생’이라는 기분으로 합격자 확인을 하였다.
…….? 불합격?????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대기번호 11번이었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추가합격을 기다렸다. 2차 발표까지도 좀처럼 빠지지 않는 대기 순번… 전화 연락이 오는 마지막 추가 합격 기간엔 긴장이 곤두서서 집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이제 내 앞에 남은 사람은 단 한 명, 곧 연락이 올 것이다. 
발표 마감 이틀 전, 하루 전, 9시, 10시, 11시… 11시 30분, 40분, 50분… 55분, 56분, 57분…
연락은 올 것이다… 연락은 올 것이다…




저에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이 있어요. 바로 키를 속인다는 겁니다. 제가 무슨 연예인도 아닌데 뭣 하러 키를 속이냐고요? 휴우~ 거기에는 말 못 할 사정이 있지요.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모두에게 말하지 않았던 그 비밀…… 그 동안 감춰왔던 그 비밀을 당당하게 털어놓으려 합니다.
보통 누가 저한테 ‘넌 키가 몇이니?’, ‘오빤 키가 얼마나 돼?’ 이렇게 물어보면 전 당당하게 180cm 라고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이제까지 쭉 그렇게 대답했지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제 키는 바로바로바로!!! 179.9cm 랍니다. 그래요 0.1cm 가 모자라죠. 엄연한 사실이요 팩트요 현실입니다. 그러니깐 전 이제까지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닌 셈이에요. 부모님한테도, 친구한테도, 교수님한테도 심지어 여자친구한테도……
키를 잴 때 스트레칭을 하고 심호흡을 하는 등 별별 짓을 다해도 179.9cm 이상이 절대 나오지 않아요. 오히려 가끔 긴장을 풀고 키를 재면 179.8cm가 나와 저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저는 0.1cm의 차이로 위너의 반열에 낄 수 없는 슬픈 존재랍니다. T^T


해열: (그만 울어-)으흠- 듣고 보니 정말 작은 변화나 차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낳는 결과가 생각보다 큰 경우는 종종 우리 주변에서 있어 왔네.ㅎ 
어떻게 보면 SKT의 ‘초단위 요금제’도 그런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듯해. 이게 끝이 아닌 시작인 거지. 그리고 우리는 그 이후의 변화들을 기대해 볼만 한 거고. 어때?! 그렇지 않을까?!   

일동 침묵- 또는 생각을 하며 오늘의 기획회의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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