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이 (SK텔레콤 블로그 에디터)

연구개발을 의미하는 R&D(Research and Development)는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히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비단 현대적인 개념만은 아닙니다. 시대를 훨씬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중국에서도 R&D를 엿볼 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손자병법!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즉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는 손자병법의 대표적인 말은 R&D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요. 어떤 일에 임하기 전, 충분히 살펴보고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R&D, 그렇다면 오늘날 기업들의 현황은 어떠할까요?

  R&D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MP3 플레이어의 고유명사가 된 애플의 아이팟(iPod). 기술력보다는 아이튠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와 심플한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애플의 시도는 멋지게 성공했습니다. 기존의 R&D가 과학적이고도 공학적인 방법에 기반했다면, 애플은 과감히 눈을 돌려 서비스 R&D에 전략적으로 투자했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R&D 모델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애플의 iPod Touch


‘깨지지 않는 유리'로 유명한 코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58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코닝은, 일찍부터 광섬유 사업의 연구개발에 착수했습니다. 1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던 이 사업은 IT버블의 붕괴와 함께 사라질 뻔한 적도 있었지만, 코닝은 R&D 부문의 투자 비용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렸습니다. 그 결과, 코닝은 광섬유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애플과 코닝 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R&D 투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R&D 투자 상위에 랭크된 100개 사의 2008년도 4/4분기 수익이 전년도 같은 분기에 비해 7.7%가 줄었음에도 불구, R&D 투자는 겨우 0.7%만 줄었거든요. 또한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도 미국과 영국의 R&D 비중은 2~30%를 웃도는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비스 분야의 가치가 높아지고, 또 불황일 수록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실리콘밸리에는 연구개발 인력이 없다?

최근 5년 간, 실리콘밸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R&D 인력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비용의 효율화를 위해 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나 중국으로 R&D 부문을 이전한 후, 중점사업인 투자와 정보 교류, 시장 개척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어요. 회사 혹은 자국 내에서 모든 인재와 기술을 구하려는 전략은 낡은 발상이 되어,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협업이라는 오픈 R&D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P&G로, P&G가 생산하는 제품의 42%는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한 것들이며 2010년까지는 회사에서 발생하는 혁신의 50%를 외부에서 들여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기도 합니다. 외부의 기술자원을 자사 R&D 역량과 결합시키는, 이른바 C&D(Connect and Develop) 전략인 것이지요.

C&D 전략을 내세우는 P&G 웹사이트 (캡처 이미지)


오픈 R&D는 외부의 연구 결과와 설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보다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기업 내부의 연구 역량을 뛰어 넘는, 외부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함으로써 혁신성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SK텔레콤 또한 국내 최대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스카이벤처'를 열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2007년부터는 ‘이노베이션 어워드 서밋'을 개최하여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산학협동, 중소 벤처기업이 다양한 연구 주제로 참여하고 공유하도록 하고 있어요. 앱스토어와 중국 관련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일반인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것도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천하고자 하는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답니다.


지난 6월로 25주년을 맞이한 세계적인 공연, 태양의 서커스. 전통 서커스에 뮤지컬 요소를 도입하고 갖가지 볼거리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전세계 사람들을 사로잡은 이 태양의 서커스의 성공 비결 역시 R&D에 있습니다. 작품 하나를 탄생시키는 데에만 보통 3년이 걸리는데, 적어도 그 중 1년은 공연의 콘셉트 자체를 개발하는 데 쓰여진다고 하는군요. 자칫 과소평가하기 쉬운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개발함으로써, 연매출 5억 달러 이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처럼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의 열쇠는 R&D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SKT

지난 해 가을, 한국에서 열렸던 태양의 서커스 현장에서


이 글은 SK텔레콤의 사보인 SK Inside에 실린 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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