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플러레, 에뻬, 사브르로 분류되고 올림픽에서는 남자에서 위 3종목의 개인 및 단체전이 있으며
    여자는 플러레 뿐으로 개인 및 단체전을 행한다. 
2. 기본자세에서 중요한 요소는 살뤼, 가르드, 므쥐르, 데쁠라스망, 팡뜨, 리뉴 등이 있다.
3.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시드니 올리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 선수와 2008년 은메달리스트인 
     남현희 선수의 선전으로 많이 알려졌다.

자, 이 세 가지를 읽고서 딱! 떠오르는 스포츠가 있으신가요? 바로 ‘펜싱(Fencing)‘입니다. 매력적이지만 왠지 멀게만 느껴지는 펜싱, 한 걸음 다가가볼까요? (SKT스토리의 포스팅 ‘펜싱의 재발견’(http://sktstory.com/657)을 먼저 읽어주세요. ;-))



펜싱, 알고 보면 재미있다. ; 펜싱의 역사 

펜싱은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는 현대적인 스포츠로, 한국에서는 1935년 일본에 유학 중이던 김창환, 김용재, 이홍식 등에 의해 도입됐어요.
예로부터 사람들은 그들의 정열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무기를 쓰는 법을 익혀 왔습니다. 로마시대에는 젊은이들이 로마 신화의 군신인 ‘마르스 연병장’에서 곤봉으로 실력을 겨뤘으며, 그 뒤 몇 세기 동안은 검투사들이 로마 시민을 열광시켰습니다. 용병대들도 이러한 시합을 했죠. 이것이 펜싱이 기원이 아닌가 해요. 

펜싱이 보통 사람들의 스포츠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르네상스 시대입니다. 그중, 이탈리아 검술가들의 명성은 국경을 넘어 전 유럽으로 소문이 났으며, 그들중 많은 이들이 금화를 보수로 받아가며 외국 궁정에 초대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도처에서 귀족들이 펜싱을 연마하기 위해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까지 가기도 했으니... 당시 이탈리아 검사들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만 하죠?
최초로 펜싱의 규칙을 세운 것도 이탈리아 사람들입니다. 1536년에는 미켈레 마로쪼, 1553년에 까밀로 다그리파가 오랫동안 펜싱의 교과서로 쓰인 책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로써 현대적인 의미의 펜싱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랍니다. 



검이라고 다 같은가요? 펜싱 검 

‘펜싱’이라고 하면 뭐니뭐니 해도 서로 부딪치며 ‘챙챙’ 소리를 내는 검이 먼저 떠오릅니다. 펜싱용 검도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그렇다면, 오늘은 펜싱용 검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


먼저, ‘플러레(fleuret)’. 이 검은 길이는 최대 110cm, 무게는 500g 이하이고, 람(‘칼몸’을 칭해요)은 강철입니다. 길이는 90cm정도에 단면은 사각형이구요. 사진에 보이는 ‘꼬끼유’라고 하는 손막이(붉은 색으로 된 부분 보이시죠?)는 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름은 12cm 이하구요. 손잡이는 곧거나 갈고리형이며, 손잡이의 길이는 최대 20cm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튼튼하고 가벼운 플라스틱 플러레도 있고, 왼손/오른손잡이용도 따로 있다니 괜히 저도 한번 휘둘러 보고 싶어요 ‘챙챙~’


‘사브르(Sabre)’는, 보통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펜싱용 검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사브르의 총 길이는 최대 105cm, 500g이하. 람의 재질은 강철이며 88cm 정도로 플러레보다는 조금 작은 사이즈에요. 


자, 마지막으로 살펴볼 검은 ‘에뻬(epee)’ 입니다. 조금 특이하게 생겼죠? 총 길이 최대 110cm에 무게는 770g 이하, 람(잊지 않으셨죠? 람은 검의 ‘칼몸’을 뜻합니다!)은 강철에 길이는 90cm 정도입니다. 에뻬의 꼬끼유가 플러레의 그것보다 훨씬 더 넓고 둥그렇게 생겼는데요, 그것은 바로 에뻬 경기에서는 손도 상대방의 표적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용 미니 에뻬도 있다고 하니, 괜히 하나 사보고 싶네요.



꼬끼유 아래에선 무슨 일이?! 

검이라고 다 같은 검이 아니죠? 잘 빠지고 날렵한 세 검이 가진 서로 다른 매력, 한 번쯤 잡고 췡췡~ 소리를 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 검과 관련된 흥미로운 비밀을 한 가지 알려드리죠!
검은 보기와는 달리 손목의 놀림이 아니라, 손가락의 놀림에 의해서 조정된다고 합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꼬끼유 아래서 날렵하고 신중히 움직이는 손가락! 검의 조정과 방향은 엄지와 검지로만 하고, 나머지 손가락은 오로지 무기를 잡는 데만 사용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검의 접촉을 통해서 상대방의 반응을 손가락으로 감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쌍띠망 뒤 페르(검을 통해서 느끼는 감각)’라 하며, 이러한 운지법은 ‘플러레의 기초적인 기술’이라고 합니다. 어떠세요? 섬세한 펜싱의 매력이 새삼 돋보이지 않나요?


올림픽 공원 체조(펜싱)경기장, 그 곳에서 무슨 일이? 

모르는 것보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게 많다고들 하죠. 펜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만 가지고 관람한 ‘2010 서울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이하, 아펜대회)는 펜싱에 ‘빠싹’하지 않은 저에게도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어요. 

손길승 회장님의 오프닝 대회사

손길승 회장님의 오프닝 대회사


펜싱협회 를 후원하는 SK텔레콤이 도움을 준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진행된 아펜대회는 펜싱 이외에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굉장히 많았어요. 마지막 경품 이벤트까지 당첨됐다면 완전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겠지만요. 

01

각 참가국 국기들의 입장과 함께 손길승 회장님의 개회사로 대회를 시작했겠습니다. 국제행사인 만큼,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퓨전국악’과 ’검무’ 그리고 ‘화관무’가 경기 전 행사로 펼쳐졌는데, 외국인들이 연신 ‘브라보!’를 외치는 것을 보니 제가 다 뿌듯하더라구요. 


모 개그맨처럼 ‘아, 보러 갈 걸 그랬어, 그랬어’라며 어깨를 들썩이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괜찮아요. 앞으로도 펜싱 경기는 계~~속 되니까요!
 
012

펜싱, TV로만 봤을때는 우아하고 가벼운 경기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운동이더군요. 현장에 흐르던 그 긴장감도 대단했어요. 
첫경기는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전이었습니다. 구본길 선수는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전에서 대표팀 동료이자 세계랭킹 2위인 오은석 선수를 이겨 금메달을 차지했어요. 지난 달 한국 남자 사르브 역사상 최초로 세계랭킹 2위에 올랐던 오은석 선수 역시 이 날 경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구요. 다들  잘 생긴 외모에 실력까지~ 정말 가슴 두근두근한 일이 아닐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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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많이 얼굴이 유명해진 미녀 펜싱선수 남현희 선수는 여자 플러레 개인 결승전에서 국가대표팀의 동료이자 라이벌인 전희숙 선수를 15대7로 이겨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비록 선수들은 절 알지 못했지만,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을 직접 경기장에서 만나니 너무 반가웠어요. 둘 다 한국 선수들이라 누구 한 명을 격.하.게. 응원할 순 없었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순위권을 다 꿰어 차는 것을 보니 우리 나라 펜싱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상대 선수와의 검이 부딪치는 날카롭고 쾌청한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챙~챙~‘울려퍼지는 것 같아요. 선수들이 토해내는 기합소리와 숨소리, 그리고 땀방울.... 마지막으로, 승패를 떠나 서로를 향한 격려까지. 이 모든 것은 직접 펜싱을 마주했을 때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감흥입니다.! 펜싱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으시다면 어서 경기장으로 달려가 보세요!~


아펜대회 여자 플러레와 남자 사브르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 그리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 1인자’의 자리까지 차지한 한국 펜싱...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이 개인전 금메달 넷과 단체전 두개, 총 여섯개로 1위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아직은 덥지만 앞으로 찬 바람이 불고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펜싱 선수들이 보여줄 금메달 행진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뿌듯합니다. 게다가 2년 후 2012년에 열리는 런던 올림픽까지... 쭉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한국 펜싱, 화이팅!!!


 별한 (SK 스포츠단 작가) 
SKTstory.com 오픈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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